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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통화 - 월레 소잉카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2:32   [ 2018. 8. 2. 오전 1:00에 업데이트됨 ]
   



  값은 적당한 것 같고 위치는 상관없다
  여주인은 다른 동네에서 산다고 했다
  이제 남은 건 스스로 고백하는 것뿐
  나는 미리 말했다
  “부인, 헛걸음하고 싶지 않아 미리 말하는데, 전 아프리카 사람입니다.”
  침묵, 말없이 전해 오는 교양 있는 사람의 인내심
  입을 연 목소리는 립스틱을 덕지덕지 바르고
  금박 테를 두른 긴 담뱃대를 빠는 소리 같았다
  나는 재수가 더럽게 없었다
  “얼마나 까맣죠?”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살짝 까만가요, 아니면 아주 까만가요?” 버튼 A, 버튼 B
  공중전화에 숨어 말하는 자의 썩은 숨 냄새
  붉은 전화박스, 붉은 우체통,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붉은 이층 버스
  진짜였다!
  그녀는 사려 깊게도 강조할 곳은 힘주어 물었다
  “살짝 까만가요, 아니면 아주 까만가요?”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러니까 보통 초콜릿 색깔인지, 밀크 초콜릿 색깔인지 묻는 거죠?”그녀는 조금 무심한 태도로 바뀌면서 냉담하게 동의한다
  나는 얼른 주파수를 맞춰 말을 골랐다
  “서아프리카 오징어 색깔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덧붙여 말했다
  “여기 내 여권에는 말입니다.”
  분광기 상상을 펴기 위한 침묵 이윽고 솔직함이 담긴 그녀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쩌렁쩌렁 울려 댔다
  “그게 뭐죠? 그게 뭔지 모르겠군요.”
  “까무잡잡하다는 것이죠.”
  “까맣다는 말이죠?”
  “다 그렇진 않습니다. 얼굴은 가무잡잡하지요.
  하지만 부인, 다른 곳도 마저 보셔야죠.
  손바닥이랑 발바닥은 표백한 것처럼 하얗답니다.
  그런데 부인, 엉덩이는 미련하게도 앉을 때마다 마찰이 일어나
  까마귀처럼 까맣게 되었습니다. 잠깐만요, 부인!”
  그녀가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우레처럼 귓전을 때렸다
  나는 간청했다
  “부인, 그보다는 직접 보시는 게 어떨까요?”


사진 kiwan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