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사진 ne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