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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게시자: 성우넷, 2018. 7. 17. 오후 2:33   [ 2018. 7. 17. 오후 2:33에 업데이트됨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