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 ‎아시아‎ > ‎대한민국‎ > ‎

무술서행록(戊戌西行錄) - 허균

게시자: 성우넷, 2018. 7. 17. 오후 3:24   [ 2018. 7. 17. 오후 3:24에 업데이트됨 ]


시부 1   ○ 무술서행록(戊戌西行錄) 

 
 
포은(圃隱)의 구택(舊宅)을 지나면서 노래하다 
 

포은이라 정 선생은 고려 말엽 그 시절에 / 圃隱先生在麗末
충절이 늠름하다 어느 뉘 빼앗으리 / 忠節凜然不可奪
어찌 이학만을 전하였을까보냐 / 豈惟理學傳不傳
조정에 임 계실 땐 나라도 살았거든 / 公在巖廊國幾活
송악산의 왕기는 오백 년에 끝이 나고 / 神嵩王氣五百終
몽금척(夢金尺)은 하룻밤에 수강궁으로 내려갔네 / 金尺夜下壽康宮
우리님 은띠 띠고 태연자약 그 자세로 / 公也垂紳不動色
호랑이가 깊은 숲에 도사린 듯 앉아 있네 / 隱若虎豹蹲深叢
선죽교라 다리 위 뿌려진 한 줄기 피 / 善竹橋頭一腔血
이름은 우뚝 솟아 서산과 나란하이 / 名與西山並崷崒
성읍이 남으로 옮겨 조시는 비었지만 / 城邑南遷朝市空
옛 사당의 향화는 상기도 끊임없네 / 遺祠香火猶芬苾
나는 사내 형을 따라 집터를 찾아보니 / 我從四耐尋宅基
무너진 담장이라 풀 덩굴만 엉기었네 / 頹垣野蔓生離離
멧 바람 우수우수 지는 해 가물가물 / 山風蕭蕭落日黑
저문 연기 숲을 덮고 새는 슬피 우네그려 / 暝煙冪樹啼禽悲
옛일이 서글퍼라 내 눈물을 닦노니 / 悄然愴古抆我淚
어진이엔 복 주는 법 하느님이 취했겠다 / 仁者必祿天何醉
남아의 한 번 죽음 어느 뉜들 도피하리 / 男兒一死固難逃
차라리 죽을진대 충의에 바치련다 / 寧欲將身徇忠義
그대는 못 보았나 삼군이 정부 안에 무기를 벌여놓고 / 君不見三軍府裏羅劍鋩
적사(嫡嗣)를 바꿔치어 강상(綱常)을 거역한 일 / 忘君易嫡違天常
결구(結構)가 갓 끝나자 사회는 죽고 마니 / 締構纔畢謝晦死
중교에 폭사한 건 사람 재앙 아니로세 / 中橋暴死非人殃


손곡(蓀谷)은 말하기를 “삼봉(三峯)이 혼이 있다면 마땅히 혀를 내두르며 자기의 죄를 수긍할 것이다.” 하였다.

[주D-001]사회(謝晦) : 남조(南朝) 시대 송(宋) 나라 사람. 소제(少帝)가 즉위한 뒤 중서령(中書令)으로서 서연지(徐羨之) 등과 국정(國政)을 보좌하다가 이윽고 폐립(廢立)하는 계책을 세웠는데, 문제(文帝)가 즉위하여 서연지 등을 베므로 그도 하는 수 없이 군사를 일으켜 반기를 들었으나 마침내 패하여 복주(伏誅)되었다.


한국고전번역원 / 성소부부고 제1권  사진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