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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구쳐 오르기 - 김승희

게시자: 성우넷, 2018. 7. 17. 오후 1:50   [ 2018. 7. 17. 오후 1:50에 업데이트됨 ]




억압을 뚫지 않으면
억압을
억압을
억압을

악업이 되어
악업이
악업이
악업이

두려우리라

절벽 모서리에 뜀틀을 짓고
절벽의 모서리에 뜀틀을 짓고
내 옆구리를 찌른 창을 장대로 삼아
하늘 높이
장대 높이뛰기를 해 보았으면

눈썹이 푸른 하늘에 닿을 때까지
푸른 하늘에 속눈썹이 젖을 때까지

아, 삶이란 그런 장대 높이뛰기의 날개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상처의 그물을 피할 수도 없지만
상처의 그물 아래 갇혀 살 수도 없어

내 옆구리를 찌른 창을 장대로 삼아
장대 높이뛰기를 해보았으면
억압을 악업을
그렇게 솟아올라
아, 한 번 푸르게 물리칠 수 있다면

사진  JPhilip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