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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 - 백석

게시자: 성우넷, 2018. 7. 17. 오후 2:26   [ 2018. 7. 17. 오후 2:27에 업데이트됨 ]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