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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진다는 것 - 헤르만 헤세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9   [ 2018. 7. 20. 오후 10:29에 업데이트됨 ]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행복 - 헤르만 헤세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8   [ 2018. 7. 18. 오전 11:28에 업데이트됨 ]




행복을 찾아 다니는 한
당신은 아직 행복을 누릴 만큼 성숙하지 못한 것입니다.
비록 사랑하는 모든 것이 당신의 소유가 된다 해도.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 한탄하고
목표를 정하여 초조하게 있는 동안은
당신은 아직 평화의 뜻을 알지 못합니다.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어떠한 목적도 욕망도 모르고
행복이란 말조차 부르지 않을 때

그때야 비로소 세상만사의 흐름은
당신의 마음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영혼은 안식을 찾게 될 것입니다.


사진  h.koppdelaney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7   [ 2018. 7. 18. 오전 11:27에 업데이트됨 ]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덩굴과 돌들 모두 외롭고, 
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가 다 혼자로구나! 

나의 삶이 밝았던 때에는 
세상엔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 여기 자욱한 안개 내리니 
아무도 더는 볼 수 없어라. 

회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는 
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이 어두움을 모르는 이는 
정녕 현명하다고는 볼 수 없으리.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누구도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모두는 다 혼자인 것을! 

생의 계단 - 헤르만 헤세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6   [ 2018. 7. 18. 오전 11:26에 업데이트됨 ]




만발한 꽃은 시들고 
청춘은 늙음에 굴복하듯이
인생의 각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
그때마다 꽃이 필 뿐 영속은 허용되지 않는다.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용감하게 그러나 슬퍼하지 말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만 한다.
무릇 생의 단계의 시초에는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하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어느 곳에도 고향같이 집착해서는 안되며,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씩 높이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
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
새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습관에서 벗어나리라.

아마 임종의 시간마저도
우리를 새 공간으로 젊게 보낼지 모르나니
우리를 부르는 삶의 소리는 멈춤이 없으리…
자, 마음이여 이별을 고하고 건강히 지내거라. 


사진 heanster

나는 한 개의 별입니다 - 헤르만 헤세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5   [ 2018. 7. 18. 오전 11:25에 업데이트됨 ]




나는 넓은 하늘에 떠 있는 한 개의 별입니다.
세상을 내려다보며 멸시합니다.
그리고 내 정열 속에서 타 버립니다.

나는 밤이 되면 격노하는 바다입니다.
낡은 죄에 또 다른 죄를 쌓아서
무서운 희생을 치러야 하는 비탄의 바다입니다.

나는 그대들의 세상에서 쫓기어
자만하도록 교육받고 자만에 속았습니다.
나는 나라 없는 왕입니다.

나는 조용한 정열입니다.
집 안에는 난로도 없고 전장에는 칼도 없습니다.
그리고 내 권력에 의해 병들고 있습니다.


정경석 옮김
사진 
Jason Carpenter

로렐라이 - 하인리히 하이네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4   [ 2018. 7. 18. 오전 11:24에 업데이트됨 ]




가슴 저며드는 까닭이야 
내 어이 알리오, 
옛부터 전해 오는 옛이야기 
그 이야기에 가슴이 젖네. 

저무는 황혼 바람은 차고, 
흐르는 라인강은 고요하고, 
저녁놀에 
불타는 산정(山頂) 

저기 바위 위에 신비롭게 
곱디 고운 아가씨가 앉아 있네. 
황금빛 노리개가 반짝이는데 
금발의 머리카락 빗고 있네. 

황금 비녀로 머리를 다듬으며 
함께 부르는 노랫소리 
노래는 신비로워 
사공의 마음을 사로잡네. 

걷잡을 수 없는 슬픔으로 
넋을 잃은 뱃사공 
뱃길 막는 암초는 보지 못하고 
언덕 위만 바라보네.  

끝내 사공과 그 배는 
물결에 휩싸였으니 
로렐라이의 옛 이야기는 
노래의 요술.

노래의 날개 위에 - 하인리히 하이네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3   [ 2018. 7. 18. 오전 11:23에 업데이트됨 ]




노래의 날개 위에 
사랑하는 그대를 태우고

갠지스 강가의 풀밭으로 가자 
거기 우리의 아늑한 보금자리 있으니

고요히 흐르는 달빛 아래 
장미가 만발한 정원이 있고

연못의 연꽃들은 
사랑스런 누이를 기다린다

제비꽃들은 서로서로 미소 지으며 
별을 보며 소근거리고

장미꽃들은 서로 정겹게 
향기로운 동화를 속삭인다

깡총거리며 뛰어나와 귀를 쫑긋거리는 
온순하고 영리한 영양들

멀리 귓가에 들려오는 
강물의 맑은 잔물결 소리

그 정원의 야자나무 아래 
우리 나란히 누워

사랑과 안식의 술잔을 나누며 
행복한 꿈을 꾸자꾸나


사진 mylovetjd

프로메테우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1   [ 2018. 7. 18. 오전 11:22에 업데이트됨 ]




기도의 한숨으로
너희 위엄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어린이나 거지 같은 인간이
어리석은 소원을 아뢰지 않으면
너희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으리라.
 
나는 어린 시절에
아무런 사리 판단을 못하였기에
태양을 향해 의혹의 눈을 던졌나니
거기에 나의 슬픔을 들어 줄
귀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나와 마찬가지로 괴로움을 위로하는
그런 마음이 있으려니 생각해서였다.
 
누가 거인족의 폭력으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는가.
누가 죽음과 노예 상태로부터
나를 구해주었는가
그 일을 한 것은 성스럽게 불타는
나의 마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젊고 착하기만 했던 나는
속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천상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신들에게 감사했었다.
 
그대를 숭상하라 하는가, 왜 그런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무거운 짐을 진 인간의
괴로움을 가볍게 해 주었던 일이 있었던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고뇌로 몸부림치는 인간의
눈물을 씻어 준 일이 있었던가.
나를 한 인간으로 단련시켜 준 것은
전능한 '때'와
영원한 '운명'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바로 나의 주요 그대의 지배자이다.
 
아름다운 꿈의 이상이
완전히 열매 맺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인생을 증오하고
사막으로 도망치기라도 해야 한다고
그대는 망상이라도 하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 앉아서
내 모습 그대로의 인간을 만든다.
나를 닮은 종족을 만드는 것이다.
괴로워하고 울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그리고 그대 따위는 숭상하지 않는
나와 같은 인간을 만든다.


그림 <Prometheus> - Jordan

첫사랑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20   [ 2018. 7. 18. 오전 11:21에 업데이트됨 ]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저 첫사랑의 날을.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때를 돌려 줄 것이냐,
저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기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한탄과 더불어
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한다.
아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연인 곁에서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19   [ 2018. 9. 23. 오후 8:52에 업데이트됨 ]



햇살이 바다에 은은히 어리면

나는 너를 생각하네

달빛이 우물에 아련히 떠 있으면

나는 너를 생각하네


먼지가 먼 길 위에 일어날 때

나는 너를 보네

나그네가 비틀거리며 다가올 때

깊은 밤, 오솔길로


거기 파도가 먹먹한 소리로 일 때

나는 네 소리를 듣네

숲속 모든 게 침묵에 빠질 때

나는 이따금 살랑이는 바람 소릴 듣네


나는 멀리서도 너와 함께라네

내 곁에는 네가 있기에!

해가 지고, 이내 별빛이 반짝이네

아 거기에 네가 있다면!


김주연 옮김 (허성우 수정)
사진 paul b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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