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 ‎영국, 아일랜드‎ > ‎

어머니 - 셰이머스 히니




모두가 미사에 참석하러 가 버렸을 때

나는 어머니와 함께 감자 껍질을 벗겨 내었다
마치 납땜 인두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납이 흘러 내리듯
감자들도 하나씩 떨어져 침묵을 깼다
양동이의 맑은 물에 담겨 윤기 나는 것들,
내키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나눠야 할 그것들이
우리 사이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자꾸만 떨어졌다. 작은 물방울 튀는 고운 소리,
둘이서 깎아 떨어뜨리며 내는 물소리에
우리는 이따금 제정신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그래서 교구사제가 어머니의 침대 곁에서
죽어가는 이를 위해 열렬히 기도할 때
몇몇은 응창하고 몇몇은 울고 있는 동안
나는 내 얼굴을 향해 고개 숙인 어머니를 떠올렸다.
나의 숨결에 섞인 어머니의 숨결, 우리의 능숙한 감자칼 솜씨 -
모든 삶에서 우리가 그보다 서로에게 가까운 적은 없었다.

사진 gam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