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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 셰이머스 히니




한 해가 지나갈 때까지

아마는 도심지의 한복판에서
곪아가고 있었다.
커다란 잔디판에 짓눌린 채
둔중한 초록색 아마는 서서히 썩어들고 있었다.
날마다 아마는 죄를 벌하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숨이 막혔다.
거품이 가볍게 일어나고
국화들이 아마 냄새에다 
음향의 파장을 강하게 흔들었다.
잠자리들도 있었고, 얼룩무늬 나비들도 있었지만
시선을 잡아 당기는 것은
둑의 그늘진 곳에 고인 물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두터운 개구리알이었다.
이곳에서 봄이 다가올 때마다
나는 젤리처럼 부드러운 개구리알을 병에 가득 채우고
학교의 선반과 집 창틀에 올려두고 관찰했다.
조금씩 커지는 얼룩 반점들이 
민첩하게 헤엄치는 올챙이로 자랄 때까지.
윌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이유로 아빠 개구리가 숫개구리로 불리고 있는지
또한 아빠 개구리가 우는 것과
엄마 개구리가 수많은 알을 어떻게 낳을 수 있는지
개구리의 모습을 보면 
그날의 날씨를 알 수 있단다.
햇빛이 비치는 맑은 날에는 노랗고 
비가 올 때는 갈색이 된단다.
수풀 사이에 있는 쇠똥 냄새로
악취가 진동하던 어느 무더운 여름,
개구리들이 사납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수풀을 헤치고
지금까지 한번도 듣지 못했던
거친 개구리 울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무더운 공기는 개구리들의
낮은 합창으로 묵직한 느낌이었다.
배를 잔뜩 내밀고 있는 개구리들이
잔디판 위에 앉아 있었다.
주름잡힌 늘어진 목들은 돛처럼 펄럭거렸고
몇 마리는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있었다.
개구리들이 팔딱거리는 것은 음란한 위협이었다.
몇 마리는 진흙을 잔뜩 묻힌 채 뛰어갈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겁에 질려서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깨닫게 되었다.
물에 손을 담그면, 
개구리알이 나의 손을 잡아당길 것이라는 사실을.

사진 Aranya 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