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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마르쿠스 - 에우제니오 몬탈레




1


나무로 된 선창이 
포트로 코르시니의 바다 위로 돌출해 있고
몇몇 사내들이 거의 꼼짝 않고 그물을
던지고 끌어올리는 곳이었다. 그대 손을 휘저어
그대는 바다 건너 보이지 않는 나라를
가리켰다 - 그대 자신의 것을.
그래서 우리는 전혀 추억이 없고, 마비된 사월이
가라앉는 편편한 저지대, 그을음으로 빛나는
도시의 심장부를 거슬러
운하를 따라갔다.

그리고 고대(古代)의 생활이 부드러운
동양적인 근심으로
얼룩져있는 여기,
그대의 말을 사로잡힌 물고기의 비늘처럼
무지개를 만들었다.

그대 불안은 나에게
폭풍이 몰아치는 저녁나절
부리를 머리에 틀어박는
커다란 철새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대의 감미로움 그 자체는
아무도 모르게 회오리치는 폭풍이며,
그 고요함은 더욱 더 희귀하다.
지친 채, 그대 가슴 속 무관심의 큰 호수에서
어떻게 그대가 버텨 나가는지
나는 모른다.
아마도 그대의 립스틱, 분첩, 손톱 가는 줄
그 부문에 간직한 어떤 부족이 그대를 보호하나보다-
상아로 조각한 하얀 생쥐
그리고 그처럼 그대는 살아남는다.



2

이제 도금양이 꽃피고 연못이 있는
그대 고향 카린시아에서
그대는 물가에 허리를 굽혀
하품하는 수줍은 잉어를 바라보고
또 울퉁불퉁한 산봉우리 사이에서
라임나무 아래로
천천히 켜지는 저녁의 등불,
그리고 수면(水面) 깊숙이, 부두와 주택의
차양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따라가기도 한다.

축축한 작은 만(灣) 위에까지 퍼진 저녁은
자동차의 웅성거림과 함께
거위들의 울음만을 가져오고
실내(室內)의 눈처럼 흰 도자기는
그대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새까만 거울 속에서
지우개가 닫지 않는 곳에
산(酸)으로 식각하면서
냉엄한 잘못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도라, 그대의 전설이란!
하지만 그것은 이미
큼직한 금빛 초상화 속,
높고 가냘픈 구렛나루를 한 사내의
표정에 씌어 있다.
그것은 망가진 하모니카가
황혼의 저 먼 끝에서 내는
하나 하나의 화음에서
늦게 늦게 돌아온다.

그것은 거기에 씌어 있다. 상록의 월계수는
부엌에서도 살아남고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고
라벤나는 멀고 멀며
치열한 신앙은 독(毒)을 제거한다.
그것은 그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목소리, 전설 혹은 운명에
누구도 몸을 내맡겨서는 안된다.
하지만 늦는다, 항상
늦고 또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