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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부치는 편지 - 세르게이 예세닌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전 11:34   [ 2018. 7. 18. 오전 11:35에 업데이트됨 ]



아직도 살아 계십니까, 늙으신 어머님?
저도 살아 있어요. 문안을 드립니다, 문안을!
당신의 오두막집 위에
그 말 못할 저녁 빛이 흐르옵기를.
저는 편지를 받고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불안을 숨기시고
저를 두고 몹시 애태우셨다고,
자주 한길로 나가곤 하신다고,
옛스런 헌 웃옷을 걸치시고,
당신께서는 저녁의 푸른 어스름 속에서
자주 똑같은 광경을 보고 계십니다 - 
마치 누군가가 술집의 싸움 속에서
제 심장 밑에 핀란드 나이프를 내리꽂은 것 같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것은 다만 괴로운 환상일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지독한 대주가는 아닙니다 -
당신을 뵙지 않고 죽어버릴 만큼의.
예나 다름없이 정겨운 저는
다만 몽상하고 있을 뿐입니다 -
끝없는 고통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우리의 나지막한 집으로 돌아갈 날을.
저는 돌아가겠습니다, 어린 가지들이 뻗을 때
봄답게 하얀 우리 뜰에.
저를 이제 새벽에
8년 전처럼 깨우지만 마세요.
사라진 몽상을 일깨우지는 마십시오,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물결 일게 하지 마십시오 -
너무나 이른 상실과 피로를 
저는 인생에서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치지 마십시오.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제 옛날로 되돌아갈 것이 없습니다.
당신만이 저에게 있어서는 도움이요, 기쁨입니다.
당신만이 저에게 있어서는 말 못할 빛입니다.
그러니 당신의 불안을 잊으십시오,
저로 인해 그토록 슬퍼하지 마십시오.
자주 한길로 나가곤 하지 마십시오.
옛스런 헌 웃옷을 걸치시고.


사진 mug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