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 ‎프랑스, 네덜란드‎ > ‎

백조 - 스테판 말라르메




순결하고, 강인하고, 아름다운 자는 오늘

달아난 적 없는 비상의 투명한 빙하가
서릿발 아래 들려 있는 이 망각의 단단한 호수를
취한 날갯짓 한번으로 찢어줄 것인가

지난날의 백조는 회상한다, 모습은 장려하나
불모의 겨울 권태가 번쩍이며 빛났을 때
살아야 할 영역을 노래하지 않은 까닭으로
희망도 없이 스스로를 해방하는 제 신세를.
 
공간을 부인하는 새에게 공간이 떠맡긴
그 하얀 단말마야 목을 한껏 빼어 흔들어버린다 해도,
그러나 아니다 날개 깃이 붙잡혀 있는 이 땅의 공포는.

제 순수한 빛이 이 자리에 지정하는 허깨비,
그는 무익한 유적의 삶에서 백조가 걸쳐 입는 
모멸의 차가운 꿈에 스스로를 붙박는다.


번역 황현산
사진 Tony the Misf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