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 ‎서유럽‎ > ‎

아일랜드

자연 답사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54   [ 2018. 7. 18. 오후 1:54에 업데이트됨 ]




미풍이 불 때마다 아카시아 나뭇잎이 파랗게 질리던 곳
봉우리에 깃든 찌르레기의 둥그란 눈이 지켜보는 곳
어떤 고사리 순은 이미 파란 곳

나는 그곳에 서서 네가
건널목 수위실에서 바구니를 가지고 와
하얀 세탁물을 가시금작화에서 걷어들이려 손 내미는 것을 보았다

나는 네가 들어올린 팔에 새겨진
우두접종 자국을 볼 수 있었고, 우리 사이로 들어오는
기차와 석탄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천천히 들어오는 철도화물

눈이 동그란 소들을 가득 실은 화차와 화차


예술가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52   [ 2018. 7. 18. 오후 1:53에 업데이트됨 ]




나는 분노에 대한 그의 사고를 자랑한다
바위에 대한 그의 완고함을
푸른 사과의 본질에 대한 그의 판단을

그는 그 자신이 짖는 모습을 보고
짖어대는 개.
단지 그렇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것에 대한 증오
감사나 칭찬을 기대하는 심리의 천박함.
그것은 그에게 도둑질을 의미했다.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을 실천했기 때문에
그의 용기는 더욱 견고하게 되었다.
욕을 먹는 의원처럼, 그의 이마는
사과와 산을 뒤로 하면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지역을 여행한다.

사진 elston

어머니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51   [ 2018. 7. 18. 오후 1:52에 업데이트됨 ]




모두가 미사에 참석하러 가 버렸을 때
나는 어머니와 함께 감자 껍질을 벗겨 내었다
마치 납땜 인두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납이 흘러 내리듯
감자들도 하나씩 떨어져 침묵을 깼다
양동이의 맑은 물에 담겨 윤기 나는 것들,
내키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나눠야 할 그것들이
우리 사이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자꾸만 떨어졌다. 작은 물방울 튀는 고운 소리,
둘이서 깎아 떨어뜨리며 내는 물소리에
우리는 이따금 제정신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그래서 교구사제가 어머니의 침대 곁에서
죽어가는 이를 위해 열렬히 기도할 때
몇몇은 응창하고 몇몇은 울고 있는 동안
나는 내 얼굴을 향해 고개 숙인 어머니를 떠올렸다.
나의 숨결에 섞인 어머니의 숨결, 우리의 능숙한 감자칼 솜씨 -
모든 삶에서 우리가 그보다 서로에게 가까운 적은 없었다.

사진 gamene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50   [ 2018. 7. 18. 오후 1:51에 업데이트됨 ]





한 해가 지나갈 때까지
아마는 도심지의 한복판에서
곪아가고 있었다.
커다란 잔디판에 짓눌린 채
둔중한 초록색 아마는 서서히 썩어들고 있었다.
날마다 아마는 죄를 벌하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숨이 막혔다.
거품이 가볍게 일어나고
국화들이 아마 냄새에다 
음향의 파장을 강하게 흔들었다.
잠자리들도 있었고, 얼룩무늬 나비들도 있었지만
시선을 잡아 당기는 것은
둑의 그늘진 곳에 고인 물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두터운 개구리알이었다.
이곳에서 봄이 다가올 때마다
나는 젤리처럼 부드러운 개구리알을 병에 가득 채우고
학교의 선반과 집 창틀에 올려두고 관찰했다.
조금씩 커지는 얼룩 반점들이 
민첩하게 헤엄치는 올챙이로 자랄 때까지.
윌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이유로 아빠 개구리가 숫개구리로 불리고 있는지
또한 아빠 개구리가 우는 것과
엄마 개구리가 수많은 알을 어떻게 낳을 수 있는지
개구리의 모습을 보면 
그날의 날씨를 알 수 있단다.
햇빛이 비치는 맑은 날에는 노랗고 
비가 올 때는 갈색이 된단다.
수풀 사이에 있는 쇠똥 냄새로
악취가 진동하던 어느 무더운 여름,
개구리들이 사납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수풀을 헤치고
지금까지 한번도 듣지 못했던
거친 개구리 울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무더운 공기는 개구리들의
낮은 합창으로 묵직한 느낌이었다.
배를 잔뜩 내밀고 있는 개구리들이
잔디판 위에 앉아 있었다.
주름잡힌 늘어진 목들은 돛처럼 펄럭거렸고
몇 마리는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있었다.
개구리들이 팔딱거리는 것은 음란한 위협이었다.
몇 마리는 진흙을 잔뜩 묻힌 채 뛰어갈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겁에 질려서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깨닫게 되었다.
물에 손을 담그면, 
개구리알이 나의 손을 잡아당길 것이라는 사실을.

사진 Aranya Sen

신랑의 어머니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9   [ 2018. 7. 18. 오후 1:50에 업데이트됨 ]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목욕하던 아들의 반짝이던 등 
그리고 그녀의 발아래에 놓여 있던 
아들의 작은 신발.

지금은 텅 비어버린 
무릎위에 손을 올려놓고 
어머니는 딸이 인사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은 마치 비눗기 묻은 
미끄러운 그녀의 손 안에서 
아들이 발버둥 치면서 빠져 나가던 것과 같다.

이제 다시 한 번 비누가 
박수를 치는 그녀의 손안에 
영원히 머물게 되는 
이 결혼식 종소리를 
손쉽게 빠져나가도록 할 수 있다면.

사진 l'insouciant1

숲, 이상한 열매 - 셰이머스 히니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8   [ 2018. 7. 18. 오후 1:49에 업데이트됨 ]




저 숲속 어디
중심이 있어
자작나무 줄기가 있어
당신의 방향감각을 잃게 하고

당신이 멈춰설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흩어집니다.

숲속의 아득한 길을 따라 당신은 왔습니다.
어쩌면 동그라미 같은 삶의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버섯이며 그루터기 등속이
늘 아름답게 나타나곤 했지요.

아아, 우리는 왜 그렇게 스쳐 지나왔을까요?

여기저기 검은 딸기가 산을 뒤덮고
불탄 검은 숯이 어지러운 그때 거기,
당신은 또 다시 보게 됩니다.

당신은 늘 혼자였지만
누군가가 거기 함께 있었습니다.
연인들, 새를 찾는 사람들,
야영객들, 혹은 집시, 떠돌이들이
지나온 길에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숲은 길을 열고
오는 사람 누구나
그 속삭이는 쳇바퀴의
잠잠한 고요에 초대합니다.

사진 fatboyke

학자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7   [ 2018. 7. 18. 오후 1:47에 업데이트됨 ]




자기들의 죄는 잘 잊어버리는 대머리들,
나이 들고, 학식 있으며, 명망 높으신 대머리들이
구절을 편집하고 주석을 붙인다
젊은이들이 침대에 뒹굴면서
사랑의 절망 속에 미인의
뭘 잘 모르는 귀에 아양 떠느라고 읊은 것을.

모두들 어기적거리며 걷고; 모두들 잉크 속에서 기침을 하며;
모두들 구두로 양탄자를 닳게 하고;
모두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걸 생각하며;
모두들 이웃이 아는 사람을 알고 있다.
오호라, 그들은 뭐라고 했을까
그들의 카툴루스가 그런 식으로 걸었다면?
 

The Scholars

Bald heads forgetful of sins,
Old, learned, respectable bald heads
Edit and annotate the lines
That young men, tossing on their beds,
Rhymed out in love’s despair
To flatter beauty’s ignorant ear.

All shuffle there; all cough in ink;
All wear the carpet with their shoes;
All think what other people think;
All know the man their neighbor knows.
Lord, what would they say
Did their Catullus walk that way?


정현종 옮김
(허성우 수정)
사진 
DerrickT

쿨 호수의 백조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5   [ 2018. 7. 18. 오후 1:46에 업데이트됨 ]





내가 처음 백조의 수를 헤아린 이래 
열아홉 번째의 가을이 찾아왔다. 
그땐 미처 다 헤아리기도 전에 
백조들은 갑자기 날아올라 
요란스런 날개 소리를 내면서 
끊어진 커다란 원을 그리며 흩어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지금껏 저 찬란한 새들을 보아 왔건만 
지금 나의 가슴은 쓰리다. 
맨처음 이 호숫가 
황혼녘에 저 영롱한 날개 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던 그때 이래 
모든 것은 변해 버렸다.

지금도 여전히 피곤을 모른 채 
짝을 지으며 차가운 물 속을 
정답게 헤엄치거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들의 가슴은 늙을 줄 모르고 
어디를 헤매든 정열과 정복심이 
여전히 그들을 따른다.

지금 백조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요한 물 위에 떠 있지만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그들이 날아가 버린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은 어느 등심초 사이에 집을 짓고 
어느 호숫가나 웅덩이에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


사진 soolucy

이니스프리 호수 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4   [ 2018. 7. 18. 오후 1:44에 업데이트됨 ]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들이 윙윙대는 숲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랏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鋪道)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버드나무 정원에서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자: 성우넷, 2018. 7. 18. 오후 1:43   [ 2018. 7. 18. 오후 1:43에 업데이트됨 ]




버드나무 정원에서 그녀와 나 만났었네.
눈처럼 흰 작은 발로 버드나무 정원을 지나며
그녀는 내게 일러주었지. 나뭇가지에 잎이 자라듯 사랑을 
수월히 여기라고.
그러나 난 젊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 들으려 하지 않았네.

강가 들판에서 그녀와 나 서 있었네.
기대인 내 어깨 위에 눈처럼 흰 손을 얹으며
그녀는 내게 일러주었지. 둑에 풀이 자라듯 인생을 수월히 여기라고.
그러나 젊고 어리석었던 나에겐
지금 눈물만 가득하네.


Down By The Salley Gardens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er would not agree.

In a field by the river my love and I did stand,
And on my leaning shoulder she laid her snow-white hand.
She bid m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But I was young and foolish, and now am full of tears.

사진  Cyber Monkey

1-10 of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