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 서서 - 프로스트

게시일: Jul 18, 2018 5:39:27 AM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사진 ne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