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 앤 섹스턴

게시일: Jul 18, 2018 4:44:54 AM

천 개의 문을 지나기 전

차고가 네 개나 되는

커다란 집의 외로운 아이였을 때

내 기억으로 그땐

여름이었는데 난 그날 밤

잔디밭에 누워 있었다.

클로버를 요처럼 깔고

어진 별들을 이불 삼아서.

어머니 방 창문은 노란 열기가

흘러내리는 깔때기 같았고

반쯤 닫힌 아버지 방 창문은

자는 이들이 지나는 눈(目) 같았으며

집의 널빤지들은

왁스처럼 매끄럽고 희었고

아마도 백만 개나 되는 잎사귀들이

이상한 줄기들 위에서 항해했으며

귀뚜라미들은 함께 울어댔고

나는, 아직 여인의 몸이 되기 전

어리고 싱싱한 몸뚱이로

별들에게 물음을 던지면서

하느님이 정말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밤의 열기와 색깔 있는 불빛과

팔꿈치와 무릎과 꿈과 굿나잇 인사를.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고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