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철이 드는 법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일: Jul 18, 2018 8:42:36 PM

나는 꿈에 지친 사람,

시냇물에 잠겨 비바람에 시달려온

대리석 트리톤*.

하루 종일 나는

이 여인의 아름다움을 바라본다.

책에서 미인 그림을 발견한 듯

눈을 맘껏 즐겁게 하며

아니면 가려듣는 귀까지도 즐겁게,

그저 지혜로움에 만족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나이 들면 철이 드는 법.

하지만, 하지만,

이것이 내 꿈인가, 아니면 진실인가?

아, 들끓는 젊음이 내게 있었을 때

우리가 만났었다면!

그러나 나는 꿈에 잠겨 늙어가네,

시냇물에 잠겨 비바람에 시달려온

대리석 트리톤처럼.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해신(海神). 흔히 반인반어(半人半魚)로 묘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