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호수의 백조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게시일: Jul 18, 2018 8:45:36 PM

내가 처음 백조의 수를 헤아린 이래

열아홉 번째의 가을이 찾아왔다.

그땐 미처 다 헤아리기도 전에

백조들은 갑자기 날아올라

요란스런 날개 소리를 내면서

끊어진 커다란 원을 그리며 흩어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지금껏 저 찬란한 새들을 보아 왔건만

지금 나의 가슴은 쓰리다.

맨처음 이 호숫가

황혼녘에 저 영롱한 날개 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던 그때 이래

모든 것은 변해 버렸다.

지금도 여전히 피곤을 모른 채

짝을 지으며 차가운 물 속을

정답게 헤엄치거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들의 가슴은 늙을 줄 모르고

어디를 헤매든 정열과 정복심이

여전히 그들을 따른다.

지금 백조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요한 물 위에 떠 있지만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그들이 날아가 버린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은 어느 등심초 사이에 집을 짓고

어느 호숫가나 웅덩이에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


사진 soolu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