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 토머스 하디

게시일: Jul 17, 2018 11:52:53 PM

만약 어떤 양심 깊은 신이 하늘에서 내게

소리쳐 웃으며 "너 괴로운 중생아,

네 슬픔이 내 환희임을,

네 사랑의 상실이 내 증오의 독임을 알라"고 말한다면

그러면 나 그것을 견디리라, 이 악물고, 그리고 죽으리라

풀 길 없는 분에 강철같이 굳어진 마음으로

나보다 ‘더 강한 누군가’가 뜻하여

내가 흘릴 눈물을 주었음에 반쯤은 위로 받겠지.

허나 그렇지 않아, 왜 기쁨이 학살되어 눕고,

씨 뿌린 것 중 최상의 희망은 꽃피지 않는 것인가?

- 우둔한 기화(奇禍)가 태양과 비를 가로막고,

애꾸눈의 심판자들이 내 행로의 주위에

고통만큼 행복도 뿌렸으련만.


사진 Pey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