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게시일: Jul 18, 2018 6:21:55 PM

기도의 한숨으로

너희 위엄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어린이나 거지 같은 인간이

어리석은 소원을 아뢰지 않으면

너희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으리라.

나는 어린 시절에

아무런 사리 판단을 못하였기에

태양을 향해 의혹의 눈을 던졌나니

거기에 나의 슬픔을 들어 줄

귀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나와 마찬가지로 괴로움을 위로하는

그런 마음이 있으려니 생각해서였다.

누가 거인족의 폭력으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는가.

누가 죽음과 노예 상태로부터

나를 구해주었는가

그 일을 한 것은 성스럽게 불타는

나의 마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젊고 착하기만 했던 나는

속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천상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신들에게 감사했었다.

그대를 숭상하라 하는가, 왜 그런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무거운 짐을 진 인간의

괴로움을 가볍게 해 주었던 일이 있었던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고뇌로 몸부림치는 인간의

눈물을 씻어 준 일이 있었던가.

나를 한 인간으로 단련시켜 준 것은

전능한 '때'와

영원한 '운명'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바로 나의 주요 그대의 지배자이다.

아름다운 꿈의 이상이

완전히 열매 맺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인생을 증오하고

사막으로 도망치기라도 해야 한다고

그대는 망상이라도 하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 앉아서

내 모습 그대로의 인간을 만든다.

나를 닮은 종족을 만드는 것이다.

괴로워하고 울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그리고 그대 따위는 숭상하지 않는

나와 같은 인간을 만든다.


그림 <Prometheus> - Jordan